사랑하는데? - 7장
[7] .. 한달이 가고 ..
욕실 문 앞에서 놀란 얼굴을 하고 서있는 경철이가 현정이의 눈에 들어왔다.
현정 : 놀랬잖아~!!
경철 : 지갑을 놓고나가는 바람에 .. 내 민증이 들어있는데.
현정 : 나는 오늘 왠지 정신줄이 풀리는 것 같지?
경철 : 일이 너무 많아서 힘들지? .. 미안해.
현정 : 아니~ .. 내 말은 그게 아니라 ...
경철 : 저쪽 방 침대에서 좀 쉬든가 ... 아니면 집에 가서 편히 쉬든가 ...
현정 : 난 괜찮아. .. 빨리 가봐 .. 어머님 기다리신다.
현정이가 욕실에서 완전히 나오자 그가 급하다는 듯이 욕실로 들어갔다.
주방으로 간 현정이는 커피 머신에서 커피를 내렸다.
이 더운 여름에 뜨거운 커피 한잔을 쓰게 마셔야지 정신이 차려지려나?
욕실에서 경철이가 변기의 물을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는 현정이에게 갔다 오겠다고 큰 소리를 친 후에 사라졌다.
코에 스며드는 커피향이 점점 짙어진다.
현정이는 그를 내다보지도 않고 창가에 기대고 서서 커피를 기다렸다.
장밖에서는 그가 탄 차가 미끄러지는 것이 보였다.
도대체 오늘은 이게 무슨 일이래?
아무래도 뭔가가 쫌 이상하다.
현정이는 쓰디쓴 커피를 한모금식 천천히 마셨다.
경철이의 오피스룸을 청소를 하려고 한바퀴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어제 밤에 청소를 해 두었는지 깨끗했으므로 청소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 ... 아까 그가 말한 대로 침대에 누워서 잠시만 쉬자.
현정이는 저쪽으로 건너가서 현관 문을 잠근 후에, 욕실로 들어갔다.
씻고 나와서 작은 방에 있는 침대에 누웠다.
사방이 제법 조용해서 그런지 저절로 눈이 감기면서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 같았다.
현정이는 곧 잠들었다.
현정이가 다시 잠에서 깨어났을 때에 경철이는 앞에 있는 테이블의 의자에 앉아서
근심스러운 얼굴로 누워있는 현정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현정 : 벌써 왔니?
경철 : 너 지금 몸에 열 있는 것 알고 있어?
몸살인가봐. .. 오늘은 쉬아야겠어.
현정 : 나 ... 아프지 않은데?
경철 : 건강해야 수업도 하고 애들 투정도 받아주고 하는 거야.
현정 : 내가 왜? ... 난 괜찮다니까 ...
경철 : 집에 가서 푹 쉬세요. ..
오늘은 이따가 냉장고 들어오는 일 말고는 없어.
주방 물건이랑 냉장고 안에 있는 것들은 나 혼자서 옮겨도 돼요.
그는 현정이가 아프다고 했고, 현정이는 자신이 아프지 않다고 하면서
둘은 서로 우겼다.
그는 현정이를 집으로 돌려 보내려고 했다.
그러나 현정이는 가지 않겠다고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
할 수 없다는 듯 그는 옷장에 있는 얇은 여름 이불을 꺼냈다.
누워있는 현정이에게 그 이불을 덮어주고 그 방을 나갔다.
현정이는 그냥 누운 채로 있다가 잠시 후에 다시 잠들었다.
또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창 밖은 어두웠다.
이러언 ... 내가 하루 종일을 잠만 잤다는 거야?
그녀는 일어나서 경철이 쪽으로 건너가려고 방문을 열고 오피스룸으로 나왔다.
그런데 오피스룸에서는 경철이가 저쪽에서 짐을 옮겨와서 냉장고를 정리하고 있었다.
주문했다는 냉장고가 도착했나 보다.
현정이도 그에게로 가서 거들었다.
경철 : 자고 나니까 어때?
현정 : 몸이 좀 가벼워진 건가? .. 모르겠어.
경철 : 이것만 끝내놓고 저녁 먹으러 나가자.
현정 : 부끄럽네. .. 하루 종일 잠만 자다니 ..
경철 : 그런 철없는 말을 왜 해? ..
내일도 수업을 해야 하고 또 애들 몇 명이 더 올지도 모르는데 네가 아프면 말이 돼?
내가 얼마나 걱정한 줄 모르지?
현정 : 미..안..해...
경철 : 우리는 해 낼거야. .. 그것도 아주 멋지게 잘 할 거야.
신현정과 박경철 둘이서 힘을 합하는데 안될 것이 있겠어?
나는 신현정과 박경철 두 사람을 믿어.
그의 말을 듣고 있으려니까 현정이의 가슴이 벅차 오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녀는 그 자리에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어서 욕실로 갔다.
그녀는 한참 동안 눈물을 흘리고 나서 찬물로 세수를 했다.
버얼겋던 얼굴이 이제는 괜찮아진 것 같았다.
그럼 .. 정말로 열이 있었나? .. 몸살이 맞나?
현정이가 욕실에서 나오자 경철이가 밖에 나갈 채비를 한다면서 저쪽으로 갔다.
한참 후에 경철이는 현정이에게로 와서 같이 식당으로 갔다.
저녁을 먹으면서 경철이는 냉장고가 들어온 것에 대한 얘기를 했다.
그리고 나서 ....
경철 : 우리에게 공부하러 오는 애들은 물론 공부를 해야 해.
또 걔네들에게는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도 있어.
그 마음을 우리에게 털어놓고 위로를 받으려고 해.
우리는 걔네들의 그런 마음까지도 헤아려주어야 해.
현정 : 뭐가 억을하다는 거야?
경철 : 하루 종일 학교에 있다 보면 친구들이나 선생님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겠어?
현정 : [끄덕끄덕~] .. 집에서는 부모님이랑 속터놓고 말 못하는 것들이 많겠네.
경철 : 우리가 그 애들과 한 마음이 되고, 또 걔네들이 우리에게 믿음이라는 것을
갖게 되면 그런 얘기들을 우리에게 할거야.
현정 : 아마도 이 세상 어디가서도 하지 못하는 얘기들이 될 수도 있겠다.
우리가 그런 얘기들 들어주고 또 걔네들을 다독거려 주어야 한다고?
경철 : [끄덕끄덕~] ....
너는 공대생이기는 하지만 여자니까 감성도 세심하면서도 풍부한 것 같아.
현정 : 네가 그거를 어떻게 알아?
경철 : 옆에서 보는데 왜 몰라? .. 나는 느낌도 없는 목석인줄 아니?
너나 나나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또 정신력이 강하면서 느낌도 섬세해야 해요.
우리가 걔네들을 파악하지 못하면 안되쟈나?
현정 : 걔네들이 우리에게 짜증이나 신경질을 부리면 받아줘야 하고...
경철 : 그럼 .. 얘네들은 아직 사춘기이니까.
현정 : 우리마저 몰라준다면 오히려 우리에게서 더 큰 상처를 받네.
경철 : 그니까 .. 제발 아프지 말아요.
현정 : 미안해 ..
경철 : 어서 먹고 기운을 차려요.
하루 종일 굶고 정신없이 펄펄 끓는 몸으로 잠만 자는 법이 어딨어?
내가 오늘 얼마나 놀랐는 줄 모르지?
내일도 몸이 좋지 않으면 병원에 들러서 링거를 하나 맞고 오든지 ....
현정 : 알았어.
경철 : 아기가 아플때 그 아기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겠니?
현정 : 내가 아직 엄마가 되어보지 못했는데 ...
경철 : 그럼 .. 사랑하는 여자가 아파할 때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의 심정은?
현정 : ... 네가 나를 사랑하기는 해?
경철 : 나는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닌데 ..
학생들이 무슨 일로 마음 아파할 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
현정 :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하면 그것을 바라보는 내가
더 괴로울 것 같아.
경철 : 바로 그거야~!!!
아까 네가 누워서 앓고 있을 때 너를 바라보던 내 마음 ...
우리가 애들을 볼 때 가져야 하는 마음이 그래야 할텐데 ....
현정 : 그럼 도를 닦아야 하네?
경철 : 아니면 애들 말대로 우리가 사귀든가?
현정 : 그건 쫌 아닌 것 같아. .. 호호~
경철 : 맞아. .. 우리 둘이 사랑에 빠지면 애들이 눈에 들어오겠어?
식사를 끝낸 후에 현정이는 집에 가지 않아도 괜찮았지만 그가 떠미는 바람에 집으로 갔다.
경철이는 현정이를 집으로 데려다 주려고 차에 태웠다.
차가 종로에서 대학로로 방향을 돌려서 달렸다.
이 길은 현정이가 몇달 동안을 빠른 걸음으로 바쁘게 혼사 걸어서 지나가야만 하는 길이었다.
두세번은 경철이와 같이 여유를 부리면서 느긋하게 걷기도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현정이가 아프다면서 경철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간다.
그 주에는 학생들이 더 이상은 오지 않았다.
지혜 엄마의 말에 의하면 나머지는 지금 다니는 학원이나 과외가 이번 달이
끝나면서 올 것이라고 했다.
현정이에게는 적응이 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으므로 오히려 좋은 것 같았다.
경철이는 현정이를 위해서 컴퓨터와 무한잉크를 장착한 프린터룰 따로 설치해주었다.
주방 살림 도구도 서서히 늘였다.
첫번째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면 현정이는 미리 준비해 놓은 찌개를 덥혀서
식탁을 차리고 애들을 불러서 밥을 먹게 했다.
여학생들 보다는 남학생들이 주로 밥을 먹었다.
현정이는 인터넷에서 떡볶이나 다른 음식 만드는 것도 배웠다.
경철 : 이제 20 명 까지는 소화할 수 있을 거야.
현정 : 그럼 네 반으로 나누어서 두 반씩 동시수업이 되네?
경철 : 그러면 각 반은 5명씩이니까 애들이 늘거나 줄어도 돼.
현정 : 애들이 많아지면 어떻게 해?
경철 : 선생님을 더 모셔오지 못하면 애들을 더 받지 않을 거야.
현정 : 선생님을 모셔오다니?
경철 : 너랑 나랑 마음이 맞듯이 또 우리랑 마음이 맞을 누군가가 있을까?
현정 : 찾아봐야죠.
경철 : 그럼 수업을 위해서 오피스텔이 또 하나가 필요한 건가?
현정 : 내 쪽에 있는 작은 방을 쓰자.
경철 : 나도 집이 멀지 않으니까 내 방도 써도 되고 ...
경철이는 현정이에게 통장을 보여주면서 입금된 금액들을 하나씩 보여주었다.
현정이는 700 만원이라는 숫자를 보고는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말로만 700 만원이라고 했었는데 그 숫자가 정말로 통장에 찍혀있는 것이다.
현정이는 700 만원이라는 돈을 아직까지는 구경을 해본 적이 없었다.
경철 : 너는 입금된 이 700 만원이라는 돈이 많다고 생각하지?
현정 : 이게 어디 많은 정도야?
경철 : 투자비용을 생각해봤어?
현정 : 그건 .. 음 ...
경철 : 나는 밤에 잠을 잘 못자겠어.
현정 : 네가 너무 크게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경철 : 이것은 이 바닥에서는 기본이야.
현정 : 나도 무서워질라고 하네.
경철 : 그러니까 너무 깊이 알려고 하지는 마세요.
현정 : 알았어. .. 나는 열심히 일만 할께.
현정이 앞으로는 지난 번까지 합하면 모두 350만원이 입금되어있었다.
물론 월말에 경철이와 결산을 다시 해야하지만 그녀는 통장을 열고 숫자만 들여다보아도
마음이 뿌듯해온다.
편의점에서 6개월간을 일해서 버는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가능한 금액이었다.
그녀는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편의점에서 일할 때는 50만원정도의 월급만 들어와도 부자가 된 듯 했었는데 ...
그가 매일 아침마다 일찍 와줄 수 있느냐는 카톡이 더 이상은 필요 없게 되었다.
현정이는 스스로 매일 아침에 일찍 가서 두 곳을 모두 청소하기 때문이다.
저녁에 피곤한 몸으로 청소를 하는 날도 있었다.
또 경철이도 청소하는 것을 돕기도 한다.
이 더위에서 청소하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청소가 모두 끝나고 나면 온몸을 땀으로 목욕을 한 상태이다.
그러면 그녀는 샤워를 하고 한 시간 정도 낮잠을 자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에 경철이는 바쁘게 여기 저기를 돌아다닌다.
둘이서 점심을 먹고 수업준비를 시작한다.
오후 4시부터 7시 반까지는 수업하면서 정신 없이 시간이 지나간다.
그리고 나서 뒷정리를 마치고 나면 9시가 넘는다.
그러면 현정이는 집으로 돌아오든가 아니면 자기 방에서 뻗어버린다.
경철 : 헬스장에라도 다니는 것이 어때?
현정 : 왜? .. 내 몸이 어때서?
경철 : 운동부족이 아닌가 해서 걱정하는 말인데..
현정 : 청소 두군데 하고 나면 운동이 필요 없는데?
경철 : 나도 도와줄게.
현정 : 돕더라도 먼저 바깥 일을 어느 정도 끝내고 나서 ..
경철 : 고마워요.
현정 : 어머님께 얼마를 언제까지 갚아야 해?
경철 : 오피스텔 보증금이랑 차 사는 비용은 갚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어.
현정 : 와~! ... 어머님께서 완전 천사표시네. .. 호호~
경철 : 아들이 사랑표가 아니고? .. 하하~
현정 : 어머님께서 어떻게 그렇게 좋으신 분일까?
경철 : 대답은 간단해. .. 아들이 사랑스러우면 돼.
현정 : 참나~ ..
경철 : 못믿어?
현정 : 흠~ .. 일단 믿어볼게.
일요일에는 수업을 오전 9시에 시작해서 1시에 끝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고역이었지만 오후 시간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애들이 모두 돌아가고 난 후에 두사람은 점심을 밖에서 먹기로 했다.
그들은 동네에 있는 한식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경철 : 오늘은 교외로 드라이브를 갔다 오는 것이 어떨까?
현정 : 좋죠~ .. 호호~
경철 : 어디 가고 싶어?
현정 : 나는 가고 싶어도 어디가 어딘 줄을 모르거든.
경철 : 이따가 저녁때 한강을 타고 가보자.
그들은 집에 돌아와서 정리하는 작업을 마치고 미리 청소도 해두었다.
현정이는 샤워를 한 후에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경철이에게로 건너갔다.
그녀의 외출복이라는 것은 반바지와 티셔츠를 갈아입고 모자를 쓴 것이었다.
그도 준비를 마치고 현정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은 이미 다섯시가 훌쩍 넘었다.
날은 아직도 후겁지근하다.
그는 현정이를 차에 싣고 올림픽 대로를 타고 간 후에 한강을 건너서 팔당 쪽으로
한강을 거슬러서 한참을 달렸다.
서울을 완전히 벗어나자 도로는 시원스럽게 주욱 뻗어있고 차들도 별로 없어서 한적하다.
바깥 세상이야 찜통 더위이지만 차 안에는 에어컨 때문에 제법 시원하다.
현정이는 창 밖을 열심히 구경하고 있다.
경철이에게는 지난 학기에 주연이라는 여자친구가 있었다.
학기 초에 미팅에서 만났는데 파트너 주연이는 인형처럼 예뻤다.
둘은 계속 만나면서 자주 잠자리도 가졌었다.
그런데 주연이는 공부는 별로인 것 같고 놀기를 좋아했다.
나중에 그는 수경이와 진우를 통해서 현정이를 소개받았다.
현정이라는 애는 아르바이트와 공부 때문에 쉴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빠했다.
그래서 경철이는 현정이에게 섣불리 접근을 할 수가 없었다.
현정이는 수경이나 주연이와는 생각하는 차원도 전혀 다른 것 같았다.
항상 일과 공부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나머지 일들은 그 다음이었다.
경철이와 현정이 사이에는 카카오톡을 통해서 대화가 자주 오고 갔다.
둘은 드디어는 수경이랑 같이 또는 두 사람만 두세번 만났었다.
그런데 만날 때마다 현정이는 만나는 시간을 자녁 늦게 잡았다.
그래서 저녁을 먹고 나면 이미 늦은 밤이어서 늘 시간에 쪼들렸다.
처음에는 경철이는 기분이 나빴었지만, 생각해보면 현정이가 옳았다.
아무래도 현정이에게는 공부가 우선이라야 했으니까.
경철이가 과외를 계획하면서 현정이를 파트너로 마음에 두게 되었다.
여학생들도 있어서 여선생님이 한명 있어야 했는데, 현정이는 딱 적임자였다.
또 수경이의 말로는 현정이가 수능에서 영어를 만점을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현정이가 영어 수업을 맡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그가 같이 하자는 말을 꺼냈을 때 현정이가 거절할 것 같아서 고민도 했다.
또 만일 의사 전달이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실수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자료를 조사하는 동안에는 현정이에게 일체 말을 꺼내지 않았다.
계획하고 준비면서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그는 혼자서만 고민을 해야만 했다.
시험이 끝나고 드디어 시작할 때가 됐을 때 그는 여자친구 구주연에게 결별을 선언했다.
그리고 전단지를 인쇄하는 작업부터 혼자서 시작했다.
나중에야 현정이에게 조심스럽게 이 일을 같이 해보자는 말을 꺼냈다.
경철이의 계획에 대하여 현정이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현정이와 같이 전단지를 붙이러 걸어다니면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많이 들려주었다.
현정이는 다행스럽게도 자기의 생각을 밀어주고, 힘든 일도 악착같이 끝까지 동행해주었다.
그런데 현정이는 힘든 일을 별로 많이 해 본 것 같지 않았다.
지난번에 전단지 붙이고 한 번, 그리고 어제 또 한번 아파서 누워있는 현정이를 보고
그는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다.
<지방에서 서울로 집을 떠나서 공부하러 온 여학생에게 이런 일을 같이하자고 한 것이
과연 잘한 것인가 ?>
하고 생각하면서 그는 후회도 했다.
끙끙 앓으면서 자고있는 현정이를 바라보고 걱정하면서 그는 제발 현정이가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면서 일을 잘 해내기를 바랐다.
전단지가 붙고 나서 가장 먼저 고3 학생들의 과외에 대한 전화가 걸려왔었다.
그러나 그는 고3 은 더 이상 자리가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현정이가 문의하는 전화가 왔었느냐고 물었을 때에도 그는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처음에는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3 보다는 낮은 학년이 유리할 것 같아서였다.
경철이의 엄마는 처음에 현정이가 파트너라는 말을 듣고는 당장 때려치우라고 나무랬다.
엄마 생각으로는 얼마 가지 않아서 그가 현정이와 연애에 빠질 거라고 했다.
아마도 현정이의 몸매가 매우 육감적이기 때문인 것 같았다.
특히 현정이의 가슴이나 엉덩이는 제법 빵빵해 보였다.
약간 짧은 듯한 머리는 귀 밑에서 찰랑거리고, 갸름한 얼굴도 이목구비가 뚜렷하다.
잘록한 허리나 늘씬하게 뻗어내린 다리도 보면 볼수록 아름답다.
그러나 엄마는 현정이를 몇 번 직접 만나보고 나서는 생각이 바뀐 것 같았다.
현정이는 무엇보다도 예의가바르고, 말하는 것이나 일하는 것이 딱부러진다.
깔끔한 성격 탓인지 청소도 열심히 해서 오피스룸도 항상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있다.
이제 엄마는 더 이상은 현정이라는 여자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지 않았다.
유니폼이나 냉장고 특히 자동차나 오피스텔 문제가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해결되었다.
요새는 오히려 현정이가 너무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도 해주고 있다.
사실 그도 현정이가 여자로 보이고 꼬 현정이에게 끌리는 것은 걱정거리였다.
현정이는 몸매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화장을 하는 편이 아닌데도 예쁘다.
무슨 일을 할 때에 보면 제법 진지하고 열심이다.
그런데 경철이는 사업에서 실패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성의 문제라고
누누히 강조하는 경험담 여러 개를 인터넷에서 읽었다.
그래서 자기가 현정이를 좋아하는 것을 지금은 숨기고 또 자제하고 있는 중이다.
경철이가 생각할 때 현정이는 이미 자기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이것은 현정이의 본 마음과는 달리 환경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야만 했다.
아무튼 지금은 두사람 다 러브스토리에 휩슬리지 말고, 벌여놓은 이 엄청난 일에
집중하자고 스스로 자신을 채찍질했다.
그런데 경철이가 아까 낮에는 그만 이런 실수를 한 것이다.
경철이는 원래 오늘 이 시간에는 다음 주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지금 자기의 이성과는 달리 그녀를 옆자리에 태우고 한강변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 현정이랑 그 때와 같은 길을 가면서 지난 날들이 떠올랐다.
지난 학기에 여자친구를 옆에 태우고 여기에 와서 먹고, 마시고, 또 모텔에 가서
자고 나온 경험을 그는 여러 번을 했었다.
이것은 그에게 아름다운 추억이라기 보다는 철없고 버보같았던 불장난 같았다.
경철이는 제발 현정이와는 그런 관계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나 그에게도 또 현정이에게도 한번쯤 기분 전환은 필요한 것 같았다.
이 일로 그는 이미 몇달을, 현정이는 한달 가까이를 너무 일만 해왔기 때문이다.
또 현정이는 지방에서 온 유학생이라서 지리를 몰라서 그동안 혼자서는 어디를 갈 수도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시간이 없러서 못갔을 수고 있다.
현정이가 시간이 없다면서 동아리활동도 안한다는 말을 수경이가 했던 기억이 났다.
오늘 그와 함께 서울을 벗어나는 것을 현정이는 매우 좋아하는 눈치다.
경철 : 더 가고 싶은데 ...
현정 : 저녁 먹자고?
경철 : 이 근처에 스테이크 집이 있는데 .. 어때?
현경 : [끄덕끄덕~] ... 지금 배고프니?
경철 : 약간 ...
너랑 분위기 잡고 앉아서 얘기도 하고 싶어.
허구헌날 일에만 매달리다 보니까 돌아버리겠다.
현정 : 이해 해~
그가 카페 앞에 차를 세웠다.
일요일 저녁이어서 카페 안에는 자리가 거의 없었다.
앉아서 식사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남녀 커플들이다.
경철이는 현정이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현정이가 창가에 빈 자리를 찾아서 그리로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경철 : 서울 와서 반년 만에 첫 나들이네.
현정 : 고마워. .. 오면서 좋은 구경 많이 했다.
경철 : 여기 있는 어른 커플들은 거의가 다 불륜이라는 사실 알아?
현정 : 어머머~ 왜그렇대?
경철 : 오면서 모텔들 못봤어? .. 하하~
그 말을 들은 현정이의 얼굴이 불그스름해진다.
경철이는 둘이서 먹을 스테이크와 디저트까지 그리고 또 현정이를 위해 와인도 주문했다.
기분같아서는 그도 와인을 같이 마시고 싶었으나 차 때문에 참아야 했다.
현정 : 일요일에는 무조건 편의점에서 일만 했었는데 ...
경철 : 우리도 오늘 일 했거든.
현정 : 일 끝나면 무조건 집에 곧바로 가서 잤는데 ...
경철 : 오늘도 이따가 가서 자면 되죠.
현정 : 그게 아니라 ... 요새는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까 너무 좋아서 ...
경철 : 그럼 오늘 데이트코스는 합격이었어? .. 하하~
현정 : 합격이 아니라 내가완전 뾰옹~ .. 갔어요. .. 호호~
경철 : 그럼 안심이네.
현정 : 너 여기 여자 데리고 자주 왔던 것 같아 ??
경철 : 지난 학기에 두세번 정도?
현정 : 피이~ .. 두세번은 절대 아닌 것 같다. .. 그런데 누구랑 왔었어?
경철 : 사생활에 대한 얘기는 자제해 주세요.
현정 : 그게 아니고 ..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랑 내가 같이 다니면 안되니까 ...
경철 : 이 일 시작하면서 끝냈으니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현정 : 이러언~ ... 일 때문에 이별이라니 .. 안습이네.
경철이는 앞자리에 앉은 현정이가 고기조각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면서
먹는 것을 바라보았다.
짙은 눈매와 오똑 솟은 콧날 그리고 입술 두 장의 오목조목한 얼굴이
보면 볼수록 매력덩어리이다.
현정이가 와인 잔을 들고 경철이와 건배를 하려고 했다.
그는 운전 때문에 와인을 주문하지 않았으므로 물컵을 들고 잔을 부딪쳐주었다.
현정이의 입이 열리고 와인 잔이 입술 사이로 들어가더니 붉은 색의 와인 한 모금이
현정이의 입으로 들어갔다.
현정 : 뭘 그렇게 넋을 놓고 보는 거야?
경철 : 너 ... 너무 귀여워서 ..
현정 : 원래 .. 내가 쫌 .. 호호~ ..
너 혹시 작업 거는 거니?
경철 : 천만에 ...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말했을 뿐이야.
현정 : 흠 ....
이렇게 매력적인 나를 보면서 무슨 생각했어? .. 호호~
경철 : 궁금해? ..
말해주면 삐칠 것 같은데 ..
현정 : 그런 말로 삐치기 까지?
경철 : 그럼 말 할 테니까 기분 나빠 하지 마세요.
현정씨가 반바지에 티셔츠가 아니라
블라우스에 플레어 스커트를 우아하게 입고,
목에는 금목걸이를 하고,
머리도 생머리가 아니라 약간 곱슬하게 하고,
이 자리에 앉아서 식사하는 모습을 상상했거든. ..
정말 화내기 없기다~!!
현정 : 우와아~ .. 이 더운 여름에 무슨 ..??
그런데 나한테 그런 날이 올까? .. .호호~
혹시 ... 한 10 년 쯤 지나면?
경철 : 다음 주에는 그렇게 하고 오자.
현정 : 얘는~? ...
정신차리고 고기나 드세요~!!
경철 : 아냐. .. 그렇게 하도록 해볼게.
그는 뭔가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식사가 끝나고 밖에 나왔을 때에는 이미 어두운 밤이었다.
벌써 시간은 9시이다.
어쩌다 한번씩 지나가는 차 소리를 제외하고는 조용했다.
가끔씩 바람이 조용히 분다.
현정이의 고개를 들어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별들도 제법 많았다.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한여름의 밤하늘이다.
경철 : 우리는 사랑에는 빠지지 말자.
현정 : 뭐라고?
경철 : 헤어져 본 선배의 말이야.
현정 : 꼭 헤어져야만 하나?
경철 : 헤어져야 그 다음에 또 다른 사람을 만나죠.
현정 : 카사노바냐? ..
나 같으면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고 차라리 헤어지지 않겠다.
경철 : 그럼 지루할 텐데 ... .. 하하~
현정 : 그런데 우리 정말 한가한가봐~ ..
여기서 이렇게 사랑타령이나 하고 ..
경철 : 사랑에 실패해봐라. ..
너는 사랑 얘기만 나와도 도망칠 거야.
현정 : 실패가 두려워서 사랑을 하지않게 되는 일은
아마도 나에게는 없을 거야.
경철 : 아직 실패를 모르니까 그런 소리를 하죠.
사랑이든, 사업이든 ..
실패라는 것은 크든 작든 반드시 상처라는 것을 남겨.
현정 : 너는 지난 번에 헤어진 그 상처 때문에 괴롭니?
경철 :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
현정 : 이렇게 바람이 불다 보면
언젠가는 어떤 바람이 나에게 말해줄 거야.
이제 이것은 사랑이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시작하라고.
그러면 나는 그 바람의 소리를 받아서 사랑이라는 시(詩)를 쓸 거야.
경철 : <라이너마리에 릴케>님이 생각나네.
너에게는 사랑이 시(詩)야?
현정 : 사랑한다는 것은 아름답지 않니?
슬프면 슬픈 대로, 기쁘면 기쁜 대로 ....
경철 : 피이~ ...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
현정 : 너는 사랑도 많이 하고 실패도 많이 했구나?
경철 : 내 나이가 몇 살인데 ...
이 나이에 했으면 얼마나 많이 했겠어?
현정 : 그럼 이번에 헤어진 여자친구를 못 잊어서 괴로워하는 거니?
경철 : 또 그 소리 ... 그건 아니라니까~!!
현정 : 그럼 그 전에 또 있었단 말이네? .. 정말 완전 바람둥이시네~!?
경철 : 그럴지도 ... 하하~
그는 현정이를 차에 싣고 서울로 향해서 밤길을 달렸다.
이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이 조용한 시골 마을은 정지해있는 것 같이 한가하고 여유가 있다.
그러나 천만의 인구가 득실대는 서울에는 바쁘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일상이 있다.
경철이는 현정이를 그녀의 원룸 앞에 내려주고 돌아갔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면서 학생의 수는 16 명으로 또 주말에는 28명으로 늘었다.
일단은 7명씩 4개의 반으로 나누어서 수업을 오후 두시부터 저녁 7시까지 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수업을 오전 10 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까지 했다.
두 사람은 힘들어도 전혀 힘든 줄을 모르고 일을 했다.
또 새로 주문한 9인승 차도 나왔다.
멀리서 오는 학생을 수송하는 것은 일단은 경철이의 누나가 도와주기로 했다.
토요일에 수업이 끝나자 경철이는 현정이에게 청소와 내일 수업준비를
빨리 끝내자고 했다.
그의 계산으로는 전단지 붙인 주부터 한 달이 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번 달의 결산을 해서 현정이에게 보여주었다.
28 명이었으므로 총 수입금은 2800 만원이다.
총 지출은 오피스텔 임대료, 가구 구입, 차량 유지비와 누나에게, 전기요금 두 곳, 통신비,
냉장고, 시장본 것 등 모두 1200 만원이다.
그러니까 1600 만원이 남아서 반을 나누니까 800 만원이다.
현정이 앞으로 450 만원이 더 오게 된다.
경철 : 지난 번에 350 만원 넘어갔으니까 450 만원이면 되나?
현정 : 반반 하지 말고 7 대 3 이나 6대 4 로 하자.
경철 : 왜?
현정 : 네가 훨씬 일을 많이 했거든 .. 준비도 혼자서 거의 다 했고.
경철 : 물론 다음 달 부터는 그 얘기도 할거야.
지금은 첫달이니까 이번 달 만큼은 일을 해서 돈을 벌은 것을 직접 느껴야죠.
경철이는 그자리에서 현정이가 보는 데에서 인터넷뱅킹으로 450 만원을
현정이의 계좌로 입금시켰다.
현정이의 계좌에는 정말로 모두 800 만원이 입금되어있었다.
현정 : [고개를 흔들면서] .. 믿을 수가 없어.
경철 : 믿어야 해. .. 하하~
현정 : 그런데 ... 시간이 늦었는데 저녁식사는?
경철 : 저녁식사보다 훨씬 더 급한 일이 아직 남아있어요.
경철이는 현정이를 데리고 백화점으로 갔다.
현정이에게 반짝이는 금목걸이와 여름용 블라우스 그리고 스커트를
사주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백화점에 도착한 현정이는 그의 말을 듣더니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우겼다.
경철 : 아무리 대학 1 학년이지만 이런 옷 한벌 정도는 있어야 해.
조만간에 어머님께서 오실텐데 또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을래?
현정 : 그럼 내가 사야지 왜 네가 나한테 사주는거야?
경철 : 너와 같이 일할 수 있어서 내가 너무 고맙거든.
내 마음을 담아서 너에게 전해주고 싶은 선물이야.
우리 어머님께도 이미 승낙을 받았어요.
현정이는 옷을 골라야만 했다.
옅은 검정색 바탕에 흰색 물방울 무늬가 빽빽하게 박힌 여름용 블라우스와
진한 갈색 톤에 체크무늬가 단정하게 들어간 타이트한 약간치마를 골랐다.
결국 경철이는 현정이를 검은색의 킬힐, 스커트, 블라우스 그리고 목에서는
금목걸이가 반짝이는 우아한 여인으로 바꾸어놓았다.
경철 : 완전 누나같아~ .. 하하~
현정 : 10 년은 늙어보이네. .. 호호~
경철 : 10년은 오바한거고 ... 약간 어른스럽다.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우리가 너무 어려보여도 약간 문제가 되거든요.
현정 : 이해 해요. .. 농담으로 말한 거니까 걱정하지마.
현정이는 그 다음 날 일요일 저녁에 그와 함께 또다시 팔당의 케페로
저녁먹으러 갔다.
이번에 경철이 앞자리에 앉은 사람은 1 학년 여대생 신현정이 아니었다.
참으로 우아한 여인 신현정 선생님을 바라보는 그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저녁을 먹어야 했다.
현정 : 뭘 또 그렇게 넋을 잃고 보는거야?
경철 : 너 ... 너무 예쁘쟈나~
현정 : 지난 번에는 귀엽다더만?
경철 : 오늘은 귀엽기도 하지만, 아름답고 우아하고 ...
현정 : 그럼 오늘은 작업 거는 것을 허락해줄께. .. 호호~
경철 : 흐으음~ ...
현정 : 나도 너한테 엄청 고마운데 어떻하죠?
경철 : 그럼 나한테도 선물을 하시든가 ... 하하~
현정 : 당장 가자. .. 뭘 원해?
경철 : 현정아~!!
나한테는 신현정 선생님과 같이 일하는 것이 벌써 선물이야.
아파 누우면서까지 나랑 같이 고생하면서 일해줘서 정말 고마워.
현정 : 우와~ .. 이건 완전 감동의 드라마네 ..
내가 뭐.. 신데렐라가 된거야?
경철 : 그럼 나는 왕자님? .. 하하~
지금 까지는 아무것도 아니었어.
이제 한주만 지나면 쟤네들 개학이야.
현정 : 맞네 .. 곧 우리도 개학이고.
경철 : 그러면 쟤네들 학교 시험이 두번 있어요.
현정 : 우리도 학교 시험이 있고
경철 : 진짜 고생은 학기중이라고 생각하고 각오해야해.
현정 : 어떻게, 무슨 수로 한대?
경철 : 이제는 밤새우는 일이 자주 있을껄~
현정 : 걱정 마 .. 할께~!! ..
네가 잘 가르쳐주면 따라서 할께요.
해서 된다면야 못할 것도 없죠.
경철 : 기사도 문제야.
현정 : 누나가 못하신대?
경철 : 잠시는 되지만 계속은 하겠어?
현정 : 어쩌죠?
경철 : 학원 학생들 수송하시는 전문가를 불러야 해.
모자라는 부분은 내가 하든지 ...
현정 : 비용은 너랑 나랑 반반 부담하고?
경철 : 그래 .. 그런데 그건 좀 있다가 얘기야.
현정 : 내가 한번 알아볼께.
지난번 그 편의점에서 같이 일하던 XX대 화공과 1학년 윤정수야.
내 교대 시간을 잘 지켜주고, 일도 정확하게 잘해.
완전 정확하고 또 칼같은 성격이야.
경철 : 정확하고 칼 같더라도 애들을 받아줄 만한 여유는 있어야 하는데. ..
일단 같이 만나보자.
이제 애들이 더 들어오게 되면 반도 더 만들어야 해.
그럼 수업을 동시에 두개가 아니라 4개를 할 수도 있어.
그럼 선생님도 두명 더 있어야 해.
현정 : 그런데 그것은 솔직히 아닌 것 같아.
경철 : 지금 중3 한개 학년만 있쟈나요.
이것도 비정상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