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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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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26,654회 작성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1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부] 1999년 이른여름 썰렁한 건축공학도들의 우중충한 학과건물앞 잔디밭 여자다운 인간이라고는 작은 실눈을 아무리 크게 뜨고 둘러봐도 당최 찾아볼 수 없는 이 곳.. 그나마 기계과나 토목과보다는 여학생의 비율이 많긴 하지만 같은과 녀자들의 상태는 거의 10점만점에 3,4점 수준이다. 그렇게..꼬츄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앉아 노가리나풀고 담배나 피워대고 있다. 불쌍한 공대생들.. 누가 훔쳐갈새라 하얀 수정액으로 학번을 적어놓은 굵직한 도면 화통을 둘러매고 앉아있는 건축공학과 학우들.. 그 화통안에는 제도연습을 위해 제도실에서 잔뜩 훔친 트레이싱지만 그득하다.. 저걸 미술용품 소매상에 몰래 팔아먹으면 최소한 쇠주값 정도는 나오기 때문이다. 값비싼 사립대의 등록금인상에 우리 학우들은 전혀 양심의 가책 조차 느끼지 않았다. IMF 그 한파의 시작으로 졸업을 앞둔 선배들의 얼굴은 무겁기만 하고 각자 어려운시절 쪼들린 삶의 부모님들로 부터 한아름 부담을 떠안기고 있는 가난한 공대생들.. 대한민국 육군병장으로 만기제대한 후 3학년 1학기로 복학한지도 어느덧 몇달이 지났다. 나역시 가난한 집안의 부담스런 대학생이다. 모기업 부장으로 빵빵한 연봉을 받던 아버지가 IMF로 명퇴당하고.. 제2의 인생을 개척하기위해 퇴직금에 집담보로 은행융자까지 잔뜩 보태어서 자영업을 시작했다가 얼마안가 쫄딱 망해버렸기 때문이다. 건축공학과.. [렌조피아노],[안도다다오],[르꼬르뷔제],[리차드마이어]등... 유명한 해외 건축가들처럼 장차 이름난 [건축사]가 되는게 소원인 우리들.. 하지만 현실은 너무 비참하기만 할 뿐이다. 복학하고나서 공부하고 주말 알바하느라 나름대로 정신없이 지냈다. 중간고사가 끝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기말고사 시험기간이다.. 이놈의 일주일간의 시험이 끝나면 드디어 종강과 함께 여름방학이다. 이제 드디어 기말고사의 마지막 시험이다.. [건축구조역학] 강의실에서 각자 자리를 잡고 책상과 앞쪽 의자등받이 뒤에다가 복잡한 구조역학 공식들을 빼곡히도 적어놓는다. 창쪽에 앉아 창문밖 캠퍼스의 전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과대 [종수]형이 외친다. "오늘까지 설계리포트 제출 다 받았고... 오늘 이후로는 못받는거 다들 알지??? 자..자.!!... 마지막 시험 잘들 보고.. 이따가 종강파티때 빠지는 사람은 설계과목 마이너스준다니까.. 그렇게들 알고..." [에이..........] 잠시후..드디어 마지막 시험의 시작이다. 하필 학과장인 최교수와 박조교가 들어온다. 다들 똥씹은 표정이다. 백대가리 건축공학과 설계과목 최교수가 그 얍실한 입을 연다. "자자.. 창쪽열 다 일어나고.. 저 끝쪽 열도 다일어나고.." [에이..........] "일어났으면.. 체인지...... 그리고 이쪽줄.. 일어나고.. 저쪽줄도 일어나고..." 각자 가방을 챙겨 대이동을 하고 앉았다. 드디어 시험지를 받는다. [문제1.. 다음 건축물의 구조도를 보고 그 인장력을 구하는 풀이과정을 상세히 서술하시오..] '하아...씨파.....' 작용하는 하중과 발생하는 반력을 구하고 장력과 힘의 합력을 구한다. 공학계산기를 꺼내들고 사인과 코사인의 복잡하고 난해한 연산을 해댄다. 분력을 구하고 연립방정식을 세운다. '아차.. 모멘트!!!....그걸 생각 못했군..!!...' 그렇게 논술형 네문제와 객관식 여섯문제를 풀었다. 맞았는지도 틀렸는지도 모르겠다. 일찌감치.. 접고 나온 친구들과 함께 복도에서 노가리를 풀며 건물밖을 빠져나온다. "희준아 너 방학때 뭐하냐??.." "그냥.. 어디 알바자리나 알아봐야지.." "대식이랑 나랑.. 너까지..우리 건축공모전이나 준비해볼래??.." "싫어...." 그때였다. "희준오빠!!...." "어.. 한장군!!.. 시험은??.." "나?? 히히.. 어제 오빠가 찍어준거 딱 나왔더라?? 히히..대충 잘봤지..." 우리과의 기집년중 하나인 [한장군]이다. 본명 : 한연주 168의 여자키치고는 큰키에 무척이나 뚱뚱한 체격.. 눌러쓴 야구모자 모자밖 길다랗게 빼내어 묶은 꽁지머리.. 시원털털한 성격.. 그래서 별명이 장군이다. 오늘은 어쩐일인지 이 뚱땡이가 뽀얀 화장에 찐득한 립스틱을 입술에 발랐는지 번들번들해 보인다. 자세히 보니 모자창 아래 눈썹도 그린거 같다. 평소 화장이라고는 전혀 안하는 이 건축공학뚱땡이년이 화장이라니.. '얘가 오늘 미쳤나??...' 내옆의 [대식]이녀석과 [종필]이형도 의아해 하며 [한장군]을 바라본다. "야.. 한장군.. 너 오늘 화장한거냐??.." "호호.. 이쁘지???.." "하하.. 완전 슈퍼꽃돼지다.." "이씨!!.. 일루와!!..대식오빠!!.. 뒈졌어..." [퍽...퍽!!..] "악!!.. 살려줘!!...쏘리..쏘리..." "하하하하......한장군!!... 슈퍼꽃돼지 별명도 죽인다........." "이씨!!.. 희준오빠... 나 화낸다??...." 그때였다. [대식]이의 팔을 뒤로 비틀며 폭력을 행사하던 [한장군]이 나를 획 째려본다. 눈에는 눈물이 글썽인다. 그러더니 [대식]이의 팔을 획.. 놓더니 눈물을 훔치며 빠른걸음으로 성큼성큼 달아나듯 멀어져 버린다. "어???.... 쟤 왜 저래??..." "아우..아퍼.. 저 씨발 장군 저거..." "짜식들.. 그래도 여잔데.. 돼지가 뭐냐?? 돼지가??...." "그나저나.. 쟤 왜저러지??? 평소답지 않게 그런일로 울고??.." "하하.. 야.. 쟤 혹시 너 좋아하는거 아니냐??.." "아... 형은.. 무슨 그런 끔찍한 말을 다하고 있어???..." "하하.. 야 척보면 모르냐 임마?? 대식이가 놀릴때는 패더니만 니가 놀리니까.. 울잖아.. 한장군이 평소에도 유독 니놈한테만 고분고분 했잖어.." "형!!.. 생각만해도 소름끼친다.. 봐봐.. 여기 닭살 돋은거.." "핫..하하........" "하하.. 희준아.. 한장군이랑 잘해봐.. 쟤 살만 빼면.. 괜찮을꺼 같지 않냐??.." "이런.. 대식이 너 그러다 진짜 뒈진다......" 그 날의 종강파티... 교수들과 왁자지껄한 자리가 끝나고 우리학년들만 밖에서 또 술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그동안 주구장창 마셔댔던 술.. 이제.. 당분간은 마실일이 없을것 같다.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풀리고 한학기의 종강이라는 왠지모를 아쉬움들에 다들 술을 평소보다 많이들 마셔대는것 같다. 학교밖 먹자골목의 술자리.. 아직 해도 안떨어졌는데 학교주변 술집들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꽉차버렸다. 예약된 우리과의 술자리.. 산더미같은 골뱅이 무침에 피쳐.. 벌컥벌컥.. 왁자지껄.. 부어라 마셔라.. 술자리가 짙어진다. 테이블너머 자기와 같은 동갑내기 남자동생들 틈에 끼어 있는 [한장군].. 진짜 저러고 있으니.. 남자인지 여자인지 당최 구분이 안간다. 그렇게 술자리가 짙어지고 2차에서 3차로.. 결국 노래방으로 이동중이다. 어느덧.. 남아있는 멤버는 10여명.. 그틈에 껴있는 버얼건 얼굴의 취기가 잔뜩 오른 [한장군].. 이 뚱땡이가 잔뜩 취했는지 비틀비틀 거리며 같은 또래의 동생녀석의 목에 굵직한 팔을 칭칭감고 우리를 ?아온다. "야.. 한장군 쟤 노래방까지 오겠다는거야???" "아.. 저 뚱땡이.. 문과 기집년들 작업하는 마지막 날인데.. 젠장.." "하하... 그놈의 작업은.." "에효... 희준아.. 우리 2학기때는 꼭 반반한 기집년들 하나씩 껴차자.." "우리학교 반반한 기집년들은 죄다 돈많은 강남애새끼들 깔따구들이지.. 형이나 나나.. 쥐뿔 부랄밖에 없는 남자들은 거들떠도 안본대잖어..." "그러게나 말이다....." 그때였다. "야!!!... 김희준!!!!!...." 우렁찬 [한장군]의 외침에 화들짝 놀라 나와 일행들이 뒤를 돌아다 보았다. [한장군]을 부축하던 우리과 동생 [창식]이 녀석도 무척이나 당황한 표정이다. "머...머야??..하하.. 김희준??? 한장군 너 술 많이 취했구나??..." "그래!!...이 새끼야!!!.......나 술 취했다... 어???...." "하쭈!!.... 너 진짜.. 혼난다??? 이게 어디서 오빠한테..??.." "너 아까 나보구 뭐???? 슈퍼꽃돼지??????....으흑흑흑...!!...." 갑자기 이 돼지가 콘크리트 바닥위에 널부러져 울기 시작한다. 우리과 일행들이 다들 어이가 없어 난감해 할 뿐이다. 나역시.. 내 앞에 널부러져 울고 있는 이 돼지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 당혹스럽기만 할 뿐이다. "흑흑흑!!!.... 엉엉!!!!!!!!!!.... 엉엉!!!!!!!!!...." "씨바... 얘 왜이러냐??? 미치겠네... 정말로..." "엉엉엉...나쁜새끼....엉엉엉..!!!...." "야.. 희준아.. 니가 사과해라..." "아.. 형은??.... 사과는 무슨사과?? 내가 무슨 죽을 죄를 지었다고????...." "엉엉엉!!!....야이 새끼야!!!!...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엉엉엉!!!...." [,,,,,,,!!!!!!!!!!!!!!!!!!!!!!!,,,,,,,,,] 그순간... 콘크리트위에서 엄청난 충격적 폭탄선언에 우리과의 모든 일행들이 얼어붙어 버렸다. 설마설마 했는데.. 이 미친 뚱땡이년이 진짜.. 대형사고를 치고야 만 것이다. "야이 새끼야!!!.....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엉엉엉...." "아우.. 쪽팔려... 씨바...." "풋....푸하핫.....희준아 축하해....." "야!!..니네.. 빨리 연주 일으켜세워서.. 얘 자취방에 데려다 줘.. 빨랑!!!..." "풋...알았어..형..." [한장군]옆의 [창식]이 [영민]이가 [한장군]의 양옆에서 이 거대한 슈퍼돼지를 일으켜 세운다. "엉엉엉...!!!!... 놔!!... 이 개새끼들아!!!..........엉엉엉..."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 거대한 슈퍼돼지를 일으키려는 [창식]이와 [영민]이가 왠지 힘이부쳐 보일정도이다.. 지나는 다른과 애들 역시 구경났는지.. 모여들고 있다. 무진장 쪽팔린 상황에서 어디 도망이라도 가고 싶을 뿐이다. 그때였다. [창식]이와 [영민]이가 잡아당긴 [한장군]의 상의가 들려지면서.. 경악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고야 말았다. 엄청난 뱃살..!!!!!! 그 엄청난 뱃살을 상의속 바지속에 꽉꽉 눌러놨었는지.. 상의가 들리면서... 그 끔찍한 비곗덩어리가 바깥으로 출렁!!! 튀어나오고야 만 것이다...!!!!... "우와!!....." "어머!!...호호......" 내 주변의 구경꾼들 역시.. 이 처참한 장면을 목격하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 눈치이다. "희준오빠...엉엉엉!!!.... 사랑해!!!...엉엉엉!!!...사랑한다고!!!!...엉엉엉...." '하..!!!!... 씨파........' [한장군]의 절규가 점점 멀어지는듯 하다. [한장군]을 그렇게 어거지로 보내고 도망치듯.. 친한 학우들과 마지막 술자리로 향해버렸다. "형.. 씨발.. 나 아무래도 휴학해야겠다..." "푸하하하............."